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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난 아직도 당신이 그립다

아버지랑 어머니가 맞벌이를 하셔서 외할머니가 나를 키워 주셨다. 외할머니 곁을 떠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이 곳으로 올 때 얼마나 울었던지 몇날 며칠을 울다가 쓰러졌었다고 한다. 원인을 알수 없는 병으로 죽어 가던 나를 할매는 죽여도 자기 품에서 죽일거라며 다시 외할머니 댁으로 데려 가셨다고 한다. 그 이후 건강을 되찾은 나... 병원에서는 이름 모를 그 병을 상사병이라 했다. 그렇게 나를 살려낸 내사랑 우리 할매... 벌써 돌아가신지도 4년이 접어 들었는데 아직도 보고 싶다.


내가 봤던 마지막 모습.. 사진이라도 찍어 두지 않았다면 이렇게 보고 싶을때 꺼내 볼수도 없었겠지?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도 못 알아보던 할매가 연신 내 이름을 부른다. "할머니, 나 왔네" 했더니 "내 아들 우리 훈이 보고 싶은데 눈이 안떠진다" 하신다. 자식이라곤 우리 어머니뿐이라 나를 자기 아들이라 생각하고 키우셨던가 보다. "나 안보고 싶어? 눈 좀 떠봐" 그리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실눈으로나마 나를 보신다. "할머니, 또 올게. 그때까지 기다리고 계셔~"


그게 내사랑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회사 때문에 할머니를 오래 못보고 다시 서울에 왔는데 도착 하자마자 아버지로 부터 전화가 온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의 예감은 적중 했다.


장례가 끝날때까지 잠을 한숨도 안자고 울었던것 같다. 사람이 잠을 안자고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하며 느꼈던 시간들... 장례도 잘 마치고 죽을것만 같던 그 시간들도 버텨낸지 4년째.. 난 아직도 당신이 그립다.




할매, 당신과 함께 했던 그 시간들 평생 기억 할게요. 어머니 꿈에도 민이 꿈에도 할머니 꿈에도 나오면서 왜 제 꿈에는 안오세요.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꿈에서라도 만나기를...